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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물, 인제 '눈꽃'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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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물, 인제 '눈꽃' 여행
  • 김초희 기자
  • 승인 2019.01.08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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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의 겨울은 유독 아름답다. 매서운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아름다움이 뿌려져 있다. 산골 깊은 골짜기 기다란 능선 따라, 은빛 살결 반짝이는 자작나무 위로, 고즈넉한 사찰 아래로 소복이 쌓이는 눈이 겨울 햇살의 따스함을 머금고 위로를 건넨다. 신의 선물이 따로 없다.

▲ 자작나무 숲

걸음마다 작품이 되는 자작나무 숲

영화 속 한 장면 일까. 겨울 동화 속 한 페이지일까. 내 발길이 머물고 있는 지금 이곳이 과연 현실일까 싶은 여행지가 있다. 겨울이 오고 눈이 내리면 광활한 겨울 숲에 순백의 세상이 펼쳐지는 강원도 인제의 자작나무 숲이다.

국유림 138ha에 자작나무 69만 본이 조림돼 있다. 자작나무 숲에는 총 3.5km에 이르는 세 개의 숲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으며, 제1코스는 자작 나무코스 0.9km, 제2코스는 치유코스 1.5km, 제3코스는 탐험코스 1.1km이다.

자작나무 숲을 오르기 전에는 원대리 산림감시초소에서 입산서를 작성해야 하며, 겨울에는 스패치와 아이젠은 필수이다. 모든 과정을 거치고 숲에 들어서면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듯 고결하고 우아한 겨울 숲을 마주할 수 있다.

뽀드득 뽀드득 발자국을 그리며 걸을 때마다 쭉쭉 뻗은 자작나무 사이로 비추는 햇살이 눈부시다. 어느새 송글송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식히는 바람을 따라 숲의 요정이 속삭인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마주한 하늘은 자작나무의 하얀 살과 대조를 이루며 더욱 청명하다. 숲의 모든 걸음이 작품이 된다.

이처럼 강추위도 맥을 못 쓰는 자작나무의 황홀한 정취를 만끽하고 싶다면 미뤄서는 안된다. 설국의 겨울 풍경을 마주할 수 있는 기간은 12월 16일부터 1월 31일 까지 45일 정도에 불과하다. 2월부터 5월 15일까지는 산불 조심기간으로 입산이 통제되기 때문이다.

▲ 백담사

아름다운 수묵화 백담사

설악산 자락 품에 포근히 안겨 있는 백담사는 신라 제28대 진덕여왕 원년(647년)에 자장율사가 창건 한 사찰로, 원래 사명(寺名)은 ‘한계사’다. 백삼사는 대청봉에서 사찰이 있는 곳까지 100개의 웅덩이가 있다 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무려 9번의 환골탈태를 거친 백담사는 만해 한용운 선생이 출가해 승려의 길을 걸었던 사찰로도 유명하다.

특히 백담사의 아름다운 겨울 풍경은 불자(佛子)가 아니더라도 마음을 뺏길 만큼 아름답다. 고즈넉한 산사에 눈이라도 쌓이면 풍치가 더한다. 백담사계곡 입구에 흩어져 있는 많은 사람들의 소망이 담긴 돌탑위로 소복이 쌓인 하얀 눈이 장관을 이룬다.

겨울의 낭만을 뒤로하고 돌다리 수심교를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삼층석탑이 보인다. 이를 지나면 정면으로 중심법당 극락보전과 마주하며 이곳에 보물로 지정된 목조아미타불좌상이 있다. 백담사에서는 템플스테이를 통해 자연과 소통하며 산사 체험을 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 방태산의 겨울

숲 속의 자연박물관, 방태산 자연 휴양림

강원도의 깊숙한 곳에 마주하는 방태산은 오염되지 않은 천연의 아름다운 절경이 힐링을 선사한다. 빽빽한 원시림, 아름다운 계곡, 톡 쏘는 탄산 약수를 품은 방태산은 품이 넓고 깊은 산이다.

방태산의 품에 안겨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적가리 계곡에 위치한 방태산 자연 휴양림은 경관이 빼어난 휴양림으로 유명하다. 산림휴양관을 비롯해 야영장, 정자, 목교, 산책로, 등산로, 숲속의 집, 돌계단, 삼림욕장, 자연관찰원, 어린이놀이터, 체력단련시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휴양관 맞은편으로 방태산의 절경 중 하나인 마당바위가 있고, 마당바위에서 2∼3km를 오르면 적가리골 최고 절경인 이단폭포와 마주할 수 있다. 약 20m 높이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넓은 소로 떨어지고, 그 아래로 2개의 폭포가 걸려 쏟아지는 모습이 아름답다.

방태산의 또 다른 매력은 숲 속의 자연 박물관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희귀식물과 동물들이 자생한다. 수달, 오소리, 고라니, 청설모(청서) 등의 포유류와 두꺼비, 도롱뇽, 유혈목이 등의 파충류, 올빼미, 원앙, 소쩍새, 박새, 부엉이 등의 조류가 서식하며, 계곡에는 열목어, 쏘가리, 어름치, 쉬리 등이 산다. 또 소나무, 박달나무, 참나무, 피나무 등의 천연림과 낙엽송 등 일부 인공림이 조화를 이룬다.

휴양림에서 3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방동약수터는 깊게 패인 암반 사이에서 나오는 약수로 유명하다. 탄산·철·불소·망간 등이 주성분으로 위장병과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아침 산책 삼아 다녀오는 것도 좋다.

▲ 황태덕장

겨울 미식 여행, 황태가 익어가는 계절

인제지역 끝자락에 위치한 용대리 황태마을은 국내 최대의 황태 생산지로, 전국 황태 생산량의 70% 이상이 이 마을에서 생산된다. 영하 10~20도를 오르내리기 시작하면 황태마을은 덕장에 명태를 걸기 시작한다.

덕장에 대롱대롱 매달린 명태는 겨우내(3~4개월) 눈 속에서 얼었다 녹기를 수차례 반복 한 뒤 맛깔난 황태로 태어난다. 줄줄이 달아 놓은 황태의 모습이 여행자의 눈에는 이색적인 재미를 더한다.

▲ 황태구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무려 서른 세 번 손이 가야하고, 맛의 80% 이상을 하늘이 결정한다는 황태를 이곳 마을에서는 마음껏 맛볼 수 있다. 황태구이와 황태국, 황태강정 등 신선하고 맛있는 황태를 맛보고 싶다면 용대리 황태마을로 향해보자.

<사진, 인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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