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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만추(晩秋) 여행, 바스樂 바스樂 가을이 들려주는 서정시

기사승인 2018.11.09  10: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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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만 습지

남도의 길 위에서 늦가을을 마주하다

꽉 찬 가을의 풍미를 느끼고 싶다면 전라남도로 향해보자. 저 멀리 찬바람을 일으키는 겨울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전에 아름다움이 농익은 가을을 만끽해본다.

바람결 사이로 춤을 추는 갈대밭 사이에서, 환상적인 군무를 선보이는 철새들의 모습에서, 수평선 너머로 저무는 낙조의 황금빛 물결에서, 바스락바스락 낙엽 지는 숲길에서 가을의 낭만을 만난다.

그윽하게 퍼지는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전라남도의 길 위에서 시리도록 아름다운 늦가을을 마주해본다.

▲ 순천만 습지

바람과 갈대의 하모니, 순천만 습지

순천만은 우리나라 남해안에 위치한 연안습지 중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5.4㎢(160만평)의 빽빽한 갈대밭과 끝이 보이지 않는 22.6㎢(690만평)의 광활한 갯벌로 이루어져 있다. 세계 5대 연안습지로도 유명한 순천만 습지는 갈대와 칠면초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 가을여행지로 제격이다.

워낙 넓은 갈대 군락지로 이곳에 터전을 삼고 살아가는 생물의 종류만 500여 종이다. 갯벌과습지의 풍부한 먹이와 겨울 찬바람을 막아주는 갈대밭 덕분에 흑두루미, 검은머리 갈매기, 민물도요새 등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철새들이 순천만을 찾아와 겨울을 나곤 하다. 또 농게, 칠게, 짱둥어 등과 같은 갯벌 생물들도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순천만 습지는 람사르 조약의 보호를 받고 있기도 하다.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철새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면 생태체험선을 이용할 수 있다. 선착장을 출발한 생태체험선은 약 40분 동안 순천만의 유명한 S자 물길을 따라서 왕복 6킬로미터의 거리를 천천히 이동한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갈대 열차를 타고 순천만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용산 전망대에서 인생샷을 남기는 것도 빼놓지 말자.

▲ 여수 금오도 비렁길

색다른 가을의 맛, 금오도 비렁길

눈부시게 푸른 다도해의 환상적인 풍경과 절벽을 따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신비롭게 서 있는 작은 기암괴석들을 만날 수 있는 여수의 금오도 비렁길은 가을의 맛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여행지이다.

금오도의 비렁길은 아름다운 바다 풍광을 배경으로 떠 있는 섬 해안가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따라 조성된 18.5㎞의 탐방로이다. 비렁길은 총 5개 코스와 종주코스로 나뉘어 있다. 비렁은 벼랑(절벽)의 여수 사투리이다. 해안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벼랑이 탄성을 자아내는 절경을 이룬다.

벼랑길 사이에서 만나게 되는 금오숲은 만추를 만끽하며 호젓하게 걷기 좋다. 동화 속 풍경과도 같은 이 숲은 인어공주, 혈의 누, 김복남 살인사건 등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아름다운 풍경에 한 없이 걷고 싶어지지만 만약 시간이 부족하거나 체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면 구간마다 마을로 바로 내려 갈 수 있는 길이 이어져 있으니 언제든지 하산할 수 있다.

▲ 목포 유달산의 가을

기분전환하고 싶을 땐 달려보자, 유달산 일주도로 & 해안도로

일상으로부터 잠시 해방감을 느끼고 싶다면 유달산 일주도로를 달려보자. 농익은 가을과 선선한 가을바람이 청량함을 선물한다. 도로 아래로 펼쳐지는 가을이 내려앉은 탁 트인 목포의 전경을 보고 있노라면, 그 아름다움에 마음에 머물러있던 찌꺼기들이 공중으로 흩어진다. 신안비치호텔이 있는 대반동과 바닷가 쪽으로 들어서면 유달산과 다도해의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어민동산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어민동에서 오르는 유달산 등산로가 있는데 가을에 물든 유달산의 뒷모습과 함께 북항 주변의 모습과 압해도 등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멋진 바다의 풍경을 바라보며 차 한 잔 하고 싶다면 어민동산을 나와 연인들의 데이트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대안동에 머물러도 좋다. 제법 쌀쌀해진 바람을 피해 창 넓은 카페에 앉아 가을빛을 머금은 바다를 실컷 구경하는 것도 좋다. 어느새 내려앉은 어둠에 더욱이 반짝이는 목포의 야경을 바라보며 달리는 해안도로위로 가을의 낭만이 가득하다.

▲ 노고단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 노고단 & 사성암

가을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만끽하고 싶다면 노고단으로 향해보자. 노고단(1,507m)은 천왕봉,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의 3대 주봉으로 손꼽힌다. 지리산 종주의 시작점이며 북쪽으로 심원계곡을, 남쪽으로 화엄사 계곡과 문수 계곡, 피아골 계곡에 물을 보태는 크나큰 봉우리이다.

한국의 알프스로 불리는 고산 휴양지의 메카로 자리 잡은 노고단은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으며 아름다운 자태를 선보인다. 수많은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던가. 성삼재로 연결되는 관광도로가 개통된 후 한 결 가까워진 노고단의 아름다운 가을을 직접 누려보자.

▲ 구례 사성암

지리산 노고단을 마주하고 있는 구례 사성암(四聖庵)도 가볼만 하다. 가파르게 깎아지른 절벽 위에 자리한 암자를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본래 이곳은 오산암이라 불렀는데, 4명의 고승이 수도했다 해서 사성암이라 부르고 있다. 이곳에는 한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진다는 소원바위가 있다. 구례 사람들은 간절히 원하는 소망을 빌며 뛰어 내렸다고 해서 ‘뜀바위’라고도 부른다.

사성암의 매력은 절벽위의 아름다운 암자뿐만 아니라 가을빛으로 물든 지리산 자락과, 아름다운 섬진강 그리고 탁 트인 구례 들녘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빼곡한 도심에 늘 답답했던 시야가 확 넓어지면서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 (위)낙월도 (아래)안마도

영광, 아름다운 3형제 섬 여행, 낙월도‧송이도‧안마도

산과 들 그리고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영광군에서는 아름다운 3형제 섬이 있다. 바로 낙월도, 송이도, 안마도 이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가을 힐링 여행지로 제격이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3형제 섬 중 낙월도(落月島)는 순 우리말로 ‘진달이 섬’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달이지는 섬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낙월도는 가을을 만끽하며 트레킹을 즐기기 좋은 섬으로, 상낙월 선착장을 시작으로 갈미골, 방조제, 하낙월도, 상낙월도선착장으로 이어지는 약 10km의 코스에는 가파른 길이 없고 경사가 완만한 편이라 보통 3~4시간이면 어렵지 않게 완주할 수 있다. 탁 트인 바다와 높고 청명한 가을 하늘에 눅눅해졌던 마음이 뽀송해진다.

▲ 영광 송이도

서해바다의 끝섬인 안마도는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룬다. 말코바위, 흔들바위, 써쿠리바위, 장군바위 등 다양한 모습의 기암괴석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릴 만큼 절경도 아름답다. 또 안마도는 민어를 중심으로 한 바다낚시로도 유명하다.

송이도는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특히 흰조약돌 해수욕장과 하루 두 번 열리는 드넓은 바닷길이 매력적이다. 썰물때면 송이도와 대이각도 사이에 하루에 두 차례 바닷길이 열린다. 섬주민들은 물때에 맞춰 연등개라 부르는 고개를 넘어 모래등으로 향해 맛조개와 백합을 채취한다.

▲ 강진 다산 오솔길

가을을 거닐다, 사색과 명상의 다산 오솔길

더 추워지기 전에 천천히 거닐며 가을의 풍경을 마음에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사색하기 좋은 계절 가을, 강진의 정약용 남도 유배길 중 2코스인 사색과 명상의 다산 오솔길을 추천한다. 다산수련원을 시작으로 다산초당, 백련사, 철새도래지, 남포마을, 목리마을, 이학래 생가, 강진5일시장 사의재, 영랑생가에 이르는 사색과 명상의 다산오솔길(15Km)은 보통 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남도 유배길을 걷기 전 다산 선생의 삶을 구성한 전시관에서 200년 전 다산을 만나보는 것도 좋다. 다산수련원을 뒤로 하고 만나는 다산초당은 다산선생이 18년의 유배기간 중 10여 년을 생활하며 후학들을 가르치고, 무려 500여권의 책을 저술한 곳이다.

▲ 강진 다산 오솔길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가는길에 만나는 오솔길은 아름다운 숲과 완만한 경사로 제법 걷는 재미가 있다. 더욱이 이 길은 다산 선생이 친구인 백련사의 명승 아암 혜장 선사를 만나기 위해 오가던 길이라 생각하면 왠지 모를 설렘이 함께한다. 백련사는 전남의 대표적인 템플스테이 중 한곳으로, 산사의 고즈넉함이 마음에 편안함을 선사한다.

유유자적 강진만을 따라 남포마을과 목리마을 지나고 나면 다산선생이 4년 동안 기거했던 사의재를 지나 서정시인의 삶이 담겨있는 영랑생가에 이른다. 시의 소재가 되었던 샘, 동백나무, 장독대, 감나무, 모란 등이 소담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담벼락을 붉게 물들인 넝쿨마저 서정적으로 다가온다.

▲ 보성 녹차밭

신선한 가을의 향기를 마시며, 보성 녹차밭 & 제암산 휴양림

올해 만추여행은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는 차(茶) 한 잔의 여유와 함께해보자. 150만 평 규모의 광활하게 펼쳐진 녹차밭이 장관을 이룬다. 한국차의 명산지로 잘 알려진 보성은 지리적으로 한반도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 바다와 가깝고 기온이 온화하다. 습도와 온도가 차 재배에 적당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국내 제일의 차 품격을 자랑한다. 직접 차 잎도 따보고, 찻잔에 가을의 낭만을 담아 마시며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

신선한 가을의 향기는 제암산 자연휴양림에서도 물씬 풍긴다. 제암산휴양림은 제암(帝岩)의 정기를 이어받은 재상(宰相)의 명당 터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유모차, 휠체어 등 보행자 누구나 산을 쉽게 오르고 체험할 수 있도록 더늠길(무장애 산악트레킹로드)이 전 구간 개통돼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가을이면 단풍과 억새꽃이 절경을 이루는 이곳은 숙박시설을 비롯해 어드벤처 모험시설, 야영장, 물놀이장, 몽골텐트, 어린이 놀이터 등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머물면서 가을을 제대로 만끽하기 안성맞춤 여행지이다.

▲ 해남 고천후조

가을을 품은 황금빛 하늘, 해남 고천후조 & 주광낙조

우리나라 최대의 갈대 군락지이자 철새들의 낙원으로 불리는 고천암은 50만 평의 광활한 갈대밭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곳은 가창오리의 천국이다. 수십 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해가 저무는 시간 갈대밭과 호수위서 환상적인 군무를 펼치는데, 이는 ‘고천후조’(庫千候鳥)라 하여 해남8경에 속한다.

드넓은 갈대밭이 철새를 불러 모았다. 단연 만추의 계절 해남에 들렸다면 여행에서 고천암호를 빼놓으면 안되는 이유다. 가을바람의 지휘에 맞추어 춤을 추는 갈대의 향연은 또 다른 세상에 접어든 듯 몽환적이며 아름답기 그지없다.

▲ 해남 주광낙조

서해바다의 낙조와 함께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는 주광낙조(周光落照)도 해남의 대표적 관광지이다. 주광낙조는 화원 주광리에 조성된 화원관광단지와 매월리 해변의 아름다운 경관 및 서해의 낙조를 담고 있다. 서해바다로 떨어지는 낙조를 따라 온통 황금빛으로 물든 세상이 펼쳐진다.

김초희 기자 tournew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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